(왼쪽부터)김명룡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부회장, 이용선 국회의원, 김득수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지원사업실 부장,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최재황 한강에셋자산운용 신재생에너지본부장, 임은성 산업부 재생에너지산업과 사무관이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대한경제=김진후 기자] 중소·중견기업의 RE100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산업단지 지붕태양광발전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 시행을 위한 금융조달이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아 각종 제도적 지원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재황 한강에셋자산운용 신재생에너지본부장은  지난 19일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태양광발전 확대 : 금융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은 RE100을 달성할 주요 수단으로 산단 지붕태양광을 주목할 전망이지만, 산업구조 상 금융조달이 쉽지 않아 보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산업단지 태양광발전은 기존 건축물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추가적인 환경파괴나 발전계통 연결문제 등이 현저히 적다. 거주민이 적어 주민 수용성이 높기 때문에 인허가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강에셋자산운용은 전국 산업단지 1257개소를 전수조사해 설치 가능한 지붕 태양광발전소 설비용량이 총 48.1GW라고 집계했다. 이는 RE100 예상 수요물량(51GW)에 근접하는 수치로, 산단 태양광으로만 수요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산단에 보급된 태양광설비는 최대 800㎿ 수준에 불과하다. 보급 가능 용량 대비 1.5%로 설치 실적이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최재황 본부장은 보급이 저조한 핵심원인으로 소유권 변경 문제를 꼽았다. 최 본부장은 “금융기관은 20년간 투자해 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건물소유권이 새로운 주인에게 이전될 시 발전소를 철거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아 아예 투자 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기 설정, 보증보험 등의 대안을 모색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우선 건물 및 토지와 구분해 지붕에 ‘구분지상권’ 등기를 설정하는 것이 첫 대안이었다. 지붕 재산권을 별도로 설정하면 금융상품 적용도 가능해질 것이란 구상이다. 하지만 신규 담보를 설정 시 이미 건물과 토지에 담보가 설정된 경우가 많아 한계에 봉착했다. 우선순위에 있어 건물과 토지보다 후순위로 미뤄져 사실상 효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

보증보험의 경우 태양광 철거 시점의 잔여 대출원리금을 보증하는 방안이란 점에서 유효했다. 하지만 이 역시 기업신용도에 따라 보증 설정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고, 설정이 가능하더라도 보증보험료가 ㎿당 2억~3억원 수준으로 높아 사업성을 훼손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가장 최적의 대안은 결국 제도 개선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실제로 대구광역시는 산단관리기본계획이나 시행령 상에 탄소중립 산단 조성을 목표로 설정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간다. 구체적인 조례 안에 기존 태양광 설비를 입주기업이 승계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특정 산단에선 1.5GW급 설비의 금융조달에도 성공했다.

최재형 본부장은 “제도 설계 단계에서 아예 위험이 생기지 않게끔 하려면 지자체 조례 규정을 넘어, 최종적으로 관련 법(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승계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 근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지만, 전국 지자체와 산단으로 확장하는 ‘물꼬’는 틀 수 있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와 에너지전환포럼이 주최하고 이용선 의원실이 주관했다. 태양광 발전사업에 높은 관심을 지닌 지자체, 금융업계, 예비사업자 등 50여명이 모여 현장에 필요한 금융지원책과 제도개선책을 제언하는 등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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